2014년 6월 4일 수요일

영화 her

600
영화 her (2014)

가까운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운영체제(OS)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영화 "her" 는
교육공학을 공부하는 나에게,
그리고 가상세계를 연구중인 나에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세컨드 라이프 속의 아바타는 그나마 외형이라도 존재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외형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영화her 속의 사만다는 모습이 없다.
오랜 친구에게 수줍게 요즘 자신이 만나는 '대상'이
                                '운영체제(OS)'임을 고백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테오도르의 친구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가상세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자신이 원하던 상대를 만나서 사교활동을 하는 수준에서 한 단계 발전하여, 컴퓨터 시스템과 사랑하게 된다는 황당한 내용이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외로움마저 기계(기술)로 달래준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나도 나만의 '사만다'를 가지고 싶다는 것.

사실 현재도 '심심이'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서(음... 나만 사용해본건가?? ㄷㄷㄷ)
내가 어떤 문장을 입력하면 프로그래밍 된 대로 답을 들을 수 있다.
마치 나와 대화하는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다만 내용이 질문에 대한 단순 응답이거나 또는 사용하는 다른 누군가가 입력해 둔
다소 엉뚱한 내용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한계가 있다.

영화 속 사만다는
테오도르 대신 글을 교정해주고,
테오도르가 썼던 글을 출판사에 보내주기도 하고,
취미로 악기를 연습하기도 하고,
테오도르가 쓴 곡에 가사를 붙이기도 하고,
나아가 테오도르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는 운영체제가 이다.

자신이 원하던 모습의 운영체제, 사만다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버린 테오도르가
사라진 사만다를 찾아서 미친듯이 뛰어가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사만다와 대화하는 사람이 수천명, 자신처럼 사만다를 사랑하는 사람이 수백명임을 알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냥 슬퍼졌다.
her movie review 
저렇게 스스로 발전하는 운영체제가 있다면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한 여러 분야에서 사람이 필요없어질 것 같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필요없고,
학생의 반응에 따라서 가상의 '누군가'가 필요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적절한 수준의 스캐폴딩을 제공하면서 개인 학생 수준에 맞는 교수를 제공해 줄 수 있을테니...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한 학습에 관한 연구가
더욱 발전되어, 곧 영화 속 사만다처럼 유능하고 매력적인 '누군가'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젠 정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오는 듯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